이 글은 2026년 9월 1일 공개된 미국 해군·국방 연구기관·해양 연구 자료를 기준으로 검토했어요. 군용 잠수함의 구체적인 장비 성능, 보정 주기와 작전 절차는 공개되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공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원리만 설명해요.
바닷속에서는 왜 GPS를 사용할 수 없을까?
GPS는 인공위성이 보내는 전파를 수신해 위치를 구하는 시스템이에요. 이 전파는 바닷물 속을 충분히 통과하지 못해 깊이 잠항한 잠수함의 안테나까지 닿지 않아요. DARPA(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도 GPS가 무선주파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바닷물을 통과하지 못하며, 해저에서는 사실상 이용할 수 없다고 설명해요. DARPA의 심해 위치 확인 연구 설명
미 해군 역시 잠수함이 물속에 있는 동안에는 GPS 신호를 받을 수 없어 주로 관성 시스템으로 위치를 판단한다고 밝혀요. 미 해군 해양정보사령부의 잠수함 항법 설명
따라서 잠수함의 항법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매 순간 위성에서 현재 좌표를 받아오는 방식이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신뢰할 수 있게 확인한 위치에서 출발해, 이후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함정 내부 센서로 계산하는 방식에 가까워요.
움직임을 쌓아 위치를 계산하는 관성항법
관성항법장치에는 회전과 방향 변화를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 가속을 측정하는 가속도계가 들어가요. 잠수함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었고 속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측정한 뒤, 시간에 따라 계산하면 이동 방향과 거리를 추정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출발 좌표가 정해진 상태에서 잠수함이 동쪽을 향해 움직인 시간과 속도를 알면 새로운 위치를 계산할 수 있어요. 이후 방향을 틀거나 속도를 바꾸면 그 변화도 반영해 항적을 이어 가요. 외부 전파를 계속 받지 않아도 잠항 중에 자체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실제 미 해군은 수상함과 잠수함에 관성항법장치를 운용해요. 공개된 미 해군 조달 자료에도 수상·잠수 플랫폼용 관성항법장치가 명시돼 있어요. 미 해군 함정·잠수함 관성항법장치 설명
관성항법은 외부로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중요해요. 잠수함은 위치를 숨기는 것이 생존성과 연결되므로, 항법을 위해 불필요한 신호를 내보내지 않는 방식이 유리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관성항법의 오차
관성항법장치가 처음부터 완전히 잘못된 위치를 표시하는 것은 아니에요. 문제는 센서의 아주 작은 측정 오차가 계산 과정에서 계속 쌓인다는 점이에요. 미세한 가속도나 방향 오차를 반복해서 더하면 실제 위치와 계산된 위치 사이의 차이가 점차 커질 수 있어요. 이를 흔히 ‘드리프트’라고 불러요.
미 해군이 공개한 해군대학원 연구 소개에서도 잠수함의 관성 센서가 회전과 가속을 측정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센서로 계산한 위치와 GPS로 확인한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해요. 다만 이 자료에 나온 오차 사례를 모든 잠수함의 일반적인 성능으로 받아들이면 안 돼요. 장비의 종류, 운항 시간과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실제 군용 장비의 정확도는 공개 범위가 제한되기 때문이에요. 미 해군대학원의 관성 센서 연구 소개
이 때문에 잠수함 항법은 관성항법장치 하나만 믿기보다 여러 정보를 조합해 커지는 오차를 관리하는 구조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해요.
수심과 해저 지형은 어떤 도움을 줄까?
수심계가 알려 주는 것은 잠수함의 깊이지, 곧바로 위도와 경도가 아니에요. 같은 깊이의 바다는 여러 곳에 있으므로 수심 하나만으로 수평 위치를 결정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항해용 해도와 정밀한 해저 지형 자료를 함께 사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실제로 관측한 수심이나 주변 지형의 특징을 지도에 기록된 해저 모습과 비교하면, 관성항법으로 계산한 위치가 타당한지 확인하거나 보완할 단서를 얻을 수 있어요. 미 해군은 해군해양국이 음파탐지 장비로 수심과 해저 지형 자료를 수집하고, 국가지리정보국과 함께 잠수함 운용에 필요한 상세한 디지털 해도를 제작한다고 설명해요. 미 해군의 수심 자료와 디지털 해도 설명
다만 ‘해저 지형 대조’가 언제나 가능한 만능 방법은 아니에요. 미 해군의 무인잠수정 연구 자료에 따르면 지형 보조 항법으로 위치 오차를 줄일 수 있지만, 정확한 고해상도 수심 지도가 필요하며 그런 지도가 없는 해역도 많아요. 미 해군 SBIR의 수중 지형 보조 항법 설명
능동 소나는 음파를 내보낸 뒤 되돌아오는 반향으로 거리나 주변 물체를 파악할 수 있지만, 신호를 송신한다는 특성이 있어요. 미 해군은 수동 소나는 신호를 방출하지 않는 반면 능동 소나는 음파 펄스를 내보낸다고 구분해요. 잠수함 항법에서 능동 소나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미 해군의 능동·수동 소나 설명
외부 기준으로 오차 바로잡기
관성항법의 누적 오차를 없애려면 어느 시점에는 독립적으로 확인한 위치 정보가 필요해요. 공개된 해군 자료에서는 잠수함이 GPS로 확인한 위치와 관성 센서로 계산한 위치를 비교해 오차를 보정하는 개념을 소개해요. 그러나 잠수함이 언제, 어떤 장비와 절차로 GPS 정보를 얻는지는 함정과 임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구체적인 운용 방식은 공개 자료만으로 단정할 수 없어요.

수중 플랫폼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외부 보정 방법은 더 다양해요. 해저나 부이에 설치한 음향 기준점과의 거리를 이용하거나, 바닥에 대한 이동 속도를 재는 도플러 속도계 정보를 관성항법과 결합할 수 있어요. NOAA는 수중 무인기에서 관성항법과 도플러 속도계를 함께 사용하면 위치 추정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며, 최상의 정확도를 내려면 다른 위치 정보가 주기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해요. NOAA의 수중 무인기 항법 설명
이 방법들이 모든 군용 잠수함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에요. 공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핵심은 관성항법을 중심으로 수심, 속도, 해저 지형, 음향 정보와 외부 위치 확인 수단을 목적과 조건에 맞게 결합한다는 원리예요.
‘내부 계산’과 ‘가끔의 정답 확인’이 함께 작동해요
잠수함의 위치 확인 과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 잠항 전이나 외부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 기준 위치를 정해요.
- 잠항 중에는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로 방향과 움직임을 측정해 관성항법장치가 현재 위치를 계속 계산해요.
- 수심, 속도, 해도와 해저 지형 같은 보조 정보를 이용해 항로와 계산값을 점검해요.
- 가능한 상황에서 독립적인 외부 위치 정보를 얻어 누적된 오차를 보정해요.
잠수함이 바닷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데에는 GPS를 대신하는 단 하나의 비밀 장치가 있는 게 아니에요. 외부 신호 없이 계속 작동하는 관성항법을 중심에 두고, 서로 다른 센서와 지도 자료로 약점을 보완해요. 기회가 있을 때는 기준 위치와 다시 맞추는 체계도 사용해요.
